퍼트 하나에 수 천 만원이 갈리는 짜릿한 연장승부. 공동우승이 없는 골프에서 연장전은 선수에게는 피 말리는 승부지만 갤러리에겐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한다.
1개 대회만 남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 시즌은 어느 해보다 연장승부가 많았다. 26개 대회 중 연장전으로 챔피언을 가린 경우가 9번이나 된다. 35%에 달한다.
지난 5월 시즌 6번째 대회인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번째 연장전이 펼쳐졌다. 최종 라운드 13번 홀까지 선두를 지키던 허윤경(24·SBI저축은행)은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김세영(21·미래에셋)에 공동 선두를 내줬고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2차전에서 허윤경이 보기를 범해 파 세이브한 김세영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둘은 9일 끝난 ADT캡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다시 만난다. 신인왕을 다투는 김민선(19·CJ오쇼핑)도 함께였다. 김민선이 두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데뷔 첫 우승을 챙겨갔다.
국내 투어 남녀 통틀어 최고액인 11억9766만원의 시즌 상금을 챙긴 김효주(19·롯데)는 지난 달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이정민(22·비씨카드)을 꺾고 상금 ‘1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달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대회서 이민영(22)은 김민선, 정희원(23·파인테크닉스)과 무려 5차례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안기도 했다.
이처럼 올 시즌 유독 연장전이 자주 벌어진 것은 KLPGA 투어의 상향 평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KLPGA 투어는 미국 LPGA 투어의 젖줄로, 우수선수들의 산실이다. 상금액도 꾸준히 늘어 미국과 일본 투어에 이은 여자골프 세계 3대 투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유망주들이 굳이 미국 투어 진출에 목숨을 걸지 않을 만큼 상금액과 투어 환경이 개선됐다.
이번 시즌만하더라도 LPGA 5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김효주가 우승했고, 국내에서 열린 하나·외환 LPGA챔피언십에서는 동갑나기 신예 백규정(19·CJ오쇼핑)이 챔피언에 올라 내년 LPGA 시드권을 획득할 만큼 국내 투어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까지 국내무대에 뛰다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데뷔 첫해 2승을 거뒀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2014년 KLPGA 우승자 35% 연장접전 승부서 웃었다
입력 2014-11-11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