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는 가장 대중적인 수입차이지만 골프라고 다 같은 골프가 아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성능은 한 차원 높은 고성능 라인업이 골프에도 존재한다. 바로 골프 GTI(가솔린)와 GTD(디젤)다. 7세대 골프GTD(사진)를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150여㎞를 왕복해봤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차는 ‘난 일반 골프와 달라요’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등받이가 유독 깊은 운전석 시트는 가속력을 과시하는 차량에 주로 쓰이는 ‘스포츠 버킷 시트’다. 좌우로 휩쓸리지 않도록 시트가 옆구리를 단단히 잡아줬다.
주행에서 가장 놀란 건 ‘에코 모드’의 성능이었다. 최근 신차의 에코 모드는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대개 엔진이 제 성능을 다 발휘하지 못해 힘이 부족해진다. 하지만 골프GTD는 에코 모드에서도 “살아있네∼”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했다. 소음이 줄어들고 차가 가벼워진다는 느낌이 들면서 가솔린 차량을 운전할 때의 조용함마저 느껴졌다. 주의를 집중하면 고속도로에서 그 어떤 차에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기술력으로 차의 기초체력을 더 튼튼히 만들었다는 얘기다. 골프GTD에는 7세대 일반 골프(2.0 TDI)와 같은 크기의 1968㏄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돼 있다. 그런데도 힘은 최대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7㎏.m으로 더 좋다. 일반 2.0 TDI 모델은 150마력에 32.6㎏.m다. ‘노멀 모드’는 에코보다 더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했을 때는 앞쪽이 살짝 들리는 느낌이 나더니 먹이를 쫓는 맹수처럼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서울에서 여주까지는 주로 에코모드로, 돌아오는 길은 노멀과 스포츠 모드를 섞어 주행했더니 연비 16.7㎞/ℓ이 기록됐다. 공인연비 16.1㎞/ℓ보다 높은 수치다. 운전하는 재미와 고연비를 모두 추구하는 운전자에게 딱 맞는 선택일 듯싶다.
단 스포츠 모드에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리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트렁크 크기는 성능만큼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 차량 가격 4240만원은 다른 브랜드에서 중대형차를 고를 수 있는 수준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시승기-폭스바겐 7세대 골프 GTD] 질주 본능… 에코모드에서도 힘 철철
입력 2014-11-12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