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우주와 따뜻한 인간 감성의 극명한 대비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에서 인간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우주 가운데 우리는 누구인지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다소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소재의 작품인데도 한국에서 개봉 성적이 좋다니 너무 신나고 행복해요”
전 세계에 개봉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할리우드 우주SF 블록버스터 영화 ‘인터스텔라’(포스터)의 제작진이 10일 중국 상하이 페니술라 호텔에서 아시아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주연 배우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놀란 감독의 부인이자 제작자인 엠마 토머스가 참석했다.
아시아 공동 기자회견에 이어 한국기자들과 만난 놀란 감독은 “한국에서 개봉 5일 만에 210만명의 관객이 봤는데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영화가 좋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느냐. 한국 관객들은 충성도가 높은 것 같다(웃음). 너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영화는 환경오염으로 식량이 고갈되는 등 점차 지구 종말이 다가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딸을 남겨두고 우주로 떠나는 주인공 쿠퍼 역을 맡은 맥커너히는 출연 배경을 묻자 “놀란 감독은 매력적인 감독”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는 대작이고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공적”이라며 “내가 지금껏 출연한 모든 작품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우주인과 아버지 역할의 상반된 캐릭터에 대해 맥커너히는 “지구를 떠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큰 사람이다. 우주인으로 꿈을 쫓아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만 딸과 헤어지는 슬픔을 조화롭게 연기하는 게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맥커너히와 함께 우주로 떠나는 아델리아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감독의 제안이 왔을 때 아무 설명도 듣지 않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복을 입으니 처음에는 좋았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니 너무 무거웠다. 물의 행성을 뛰어다니는 장면에서는 특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해서웨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행성에 혼자 남아 지구에서 다시 돌아올 맥커너히를 기다린다. 이 대목이 동료애인지 사랑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감독이 이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셔서 대답할 수가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전에는 이성을 따르는 측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사랑을 따른다. 사랑이 반드시 해피엔딩은 아니겠지만…. 이번 배역이 일방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고 틀에 박힌 캐릭터도 아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제작자 토머스는 영화 작업과 가정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둘 사이의 구분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제작 기간 중에는 하루하루가 긴장감이 넘친다. 집에서도 영화 이야기만 한다. 촬영이 없을 때는 장난 아니게 너무 바쁘다. 아이가 네 명이다. 그렇지만 가끔 아이들을 촬영장에 데리고 다닐 수 있어 참 좋다”며 웃었다.
상하이=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주연배우 매튜 맥커너히 “내 출연작 모두 합친 것보다 거대한 영화”
입력 2014-11-11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