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인양 적극 검토할 때 됐다

입력 2014-11-11 02:36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가 세월호 실종자 수중 수색 작업을 계속 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진도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민간 잠수사들이 ‘더 이상의 수색은 무의미하다’며 철수를 결정해서다. 이들이 철수하면 해군·해경의 인력과 장비만으로는 정상적인 수중 수색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마지막 실종자를 발견할 때까지 수색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한 정부로선 난처하게 됐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이들의 철수를 막아야 하나 철수 결정을 뒤엎을 명분이 별로 없다. 범대본은 이 같은 상황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수중 수색 중단 여부에 대한 동의를 구했으나 실종자 9명의 가족 가운데 2명의 가족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이 중심이 된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 또한 수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신을 찾고 싶은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마지막 희생자를 찾을 때까지 수중 수색을 무한정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의 여건도 수중 수색을 계속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7개월째 이어진 수색 작업으로 잠수사들의 체력은 오래전 바닥난 상태다. 세월호 선체는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부식이 심하고 일부는 붕괴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증으로 작업 환경은 더 어려워졌다. 그동안 잠수사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희생을 감수해 왔다.

이청관 범대본 잠수사안전지원단 부단장은 10일 “찾을 만큼 찾았고 볼 데는 다 봤다. 잠수사 입장에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방법이 있다면 인양해서 찾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수중 수색으로 295번째 시신을 수습하긴 했지만 이미 세월호 곳곳을 샅샅이 훑어봤기에 수색을 더 해봤자 시간 낭비, 돈 낭비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지금까지 수색 작업을 하다 민간인 잠수사 2명이 숨지고 80여명이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희생을 언제까지 강요할 것인가. 이제 선체 인양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지중해 해안에서 침몰해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1만4000t급 이탈리아 유람선 콩코르디아호의 마지막 실종자도 인양된 선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수습됐다. 세월호 주위에 유실방지공을 설치해 선체 내에 있는 실종자가 유실될 가능성은 영에 가깝다고 한다. 선체 인양이 곧 최선의 수색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