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춘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고교생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관심사항을 다룬 영화 2편이 나란히 흥행 대결을 벌인다. 지난 6일 개봉된 ‘패션왕’과 13일 개봉되는 ‘레디액션 청춘’은 학교에서 겪는 청소년들의 ‘왕따’ 등의 문제를 소재로 다룬 영화다. 각각 남녀 주인공들도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스타 배우들로 캐스팅됐다.
‘패션왕’은 왕따 소년의 자존감 되찾기를 그렸다. 지방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기명(주원)은 서울 기안고로 전학을 온다. 학교에서 혜진(박세영)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기지만 그녀에게는 기안고 황태자 원호(안재현)가 있다. 원호의 화려한 패션에 기가 죽은 기명은 엄마를 졸라 인터넷쇼핑몰에서 고가의 패딩을 산다. 그러나 알고 보니 짝퉁이다. 화가 난 기명은 돈을 돌려받고자 짝퉁 회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따져 묻는 대신 사장 남정(김성오)의 패션 감각에 탄복만 한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기명은 패션에 눈을 뜬다. 그리고 뛰어난 패션감각을 바탕으로 점점 원호를 위협하는 학교 스타로 성장한다. 동명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한 기획영화다. 탄탄한 연기로 주목받은 주원, ‘라이징 스타’ 안재현, 아이돌 출신 연기자 설리 등 10대에게 어필할 만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웹툰 원작답게 만화적인 상상력이 잘 녹아 있다. 중국에서 한·중합작 영화 ‘이별계약’(2013)을 히트시킨 오기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14분. 15세가.
‘레디액션 청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청년 창의인력양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고교시절부터 20대까지 청춘과 관련된 영화 4편을 묶었다. 영화가 그려내는 청춘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김진무 감독의 ‘소문’은 전교 회장에 당선된 정우가 여자친구의 동영상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 후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이동해가 정우 역을 맡아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2007)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정원식 감독의 ‘플레이걸’은 여고생 일진들의 결투를 그렸다. 여고생들의 방황과 폭력 등이 화려한 영상 속에 담겼다. 박가희 감독의 ‘훈련소 가는 길’은 군대 가는 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고, 주성수 감독의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은행을 턴 세 명의 남자가 벌이는 심리게임을 소재로 했다. 포미닛의 남지현, FT아일랜드의 송승현 등 아이돌 스타와 구원 정해인 서은아 등 신예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125분. 청소년관람불가.
이광형 선임기자
방황하는 고딩들 위태로운 성장통… 청년들 고민 그린 영화 2편
입력 2014-11-12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