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확증된 ‘웜홀’ 시간여행의 통로… 영화 ‘인터스텔라’ 7가지 뒷얘기

입력 2014-11-12 02:11
할리우드 우주SF 블록버스터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매튜 맥커너히가 딸과 함께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 맥커너히는 지구에 재앙이 닥쳐오자 딸을 두고 우주로 떠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왼쪽)이 맥커너히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모습.
물의 행성에 착륙한 우주선과 대원들을 그린 장면.
지난 6일 개봉된 할리우드 우주SF 블록버스터 영화 ‘인터스텔라’의 흥행몰이가 거세다. 개봉 5일 만에 21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하고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이 영화는 환경재앙으로 지구 종말이 다가오자 주인공들이 구하러 나선다는 얘기다. 우주공학과 물리학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의 관계 등이 복잡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169분의 러닝타임도 만만찮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에 얽힌 7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1 인터스텔라(Interstellar)=항성 간의, 별과 별 사이라는 뜻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먼 거리’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영화의 자문으로 참여한 물리학자 킵 손의 논문 ‘시공간의 웜홀과 항성 간 여행에서의 유용성(Wormholes in Spacetime and Their Use for Interstellar Travel)’에서 따온 제목이다. 지구와 항성 사이 거리와 시간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우주여행의 관건이다.



2 웜홀(Worm hole)=우주의 시공간에 난 ‘벌레 구멍’을 말한다. 벌레가 사과의 반대방향으로 가기 위해 표면을 따라 가는 것보다는 중심에 뚫린 구멍을 통하면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장거리 우주여행을 할 때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웜홀을 통과한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1시간은 지구의 10년 정도와 같아서 임무를 빨리 완수해야 한다.



3 일반 상대성이론과 중력=아인슈타인은 1915년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응용해 중력장(중력이 영향을 미치는 공간)에 대한 일반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강한 중력장 속에서는 시간이 늦게 흐른다는 이론이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합쳤고, 시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완성시켰다. 영화는 지금까지 우주SF 중 이를 가장 잘 반영해 만들었다.



4 놀란 형제=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각본을 썼다. 조나단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폐쇄되고 미우주항공국(NASA)의 예산이 삭감되는 논란의 와중에 지구의 종말에 대한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리오가 완성됐을 때 감독으로 형을 추천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공생 관계에 있던 형제는 의기투합해 영화를 만들어냈다.



5 딸에게 보내는 편지=이 영화의 가제는 ‘플로라의 편지’였다. 주인공 맥커너히가 지구에 두고 온 딸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대목이 있다. 맥커너히는 “하루는 어떤 여자애를 봤다. 수줍음이 많고 귀여운 아이였다. 내가 다가가니 자기 이름을 알려줬다. 알고 보니 아이는 놀란 감독의 딸이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놀란과 딸이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6 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는 험난한 바다이자 얼음과 암석의 세상으로 등장한다. 놀란 감독은 바다 공포증이 심하다. 하지만 이곳의 다양한 지형은 영화 속 행성을 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왕복 탐사선과 착륙선 등 우주선은 모두 실제 크기로 제작된 것으로 무게가 각각 4.5톤이 넘는다. 거대한 호수에서 물의 행성을 촬영하기 위해 12㎞에 달하는 도로를 만들었다.



7 한스 짐머의 음악=놀란 감독이 한스 짐머에게 음악을 부탁하기 전에 영화의 장르, 제목, 주인공이나 줄거리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편지가 든 봉투를 줄게요. 한 페이지입니다. 이야기의 핵심에 대한 우화예요. 하루 동안 작업한 음악을 들려 주세요”라고만 했다. 짐머는 피아노 앞에 앉았고, 놀란의 표현대로 “영화의 심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음악”이 탄생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