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명의 무용가 앙쥴렝 프렐조카쥬(57)와 벵자멩 밀피예(37)가 연출한 작품이 이번 주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무용계에서 가장 ‘핫’한 남자, 벵자멩 밀피예와 LA 댄스 프로젝트=무용이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무용입문자들이라면 밀피예가 연출한 ‘벵자멩 밀피예 & LA 댄스 프로젝트’ 공연을 추천한다. 젊은 안무가 특유의 자유로움이 한껏 발산되는 무대가 꾸며질 예정이다.
밀피예는 아메리칸발레스쿨에서 유학하고 1994년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뉴욕시티발레단에 입단해 스타 무용수로 입지를 굳혔다. 영화 ‘블랙 스완’(2010)을 안무하며 인연을 맺은 할리우드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33)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201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범시킨 무용단이 ‘LA 댄스 프로젝트(LADP)’다. 무용수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자, 뮤지션,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뭉친 예술가 집단으로 이들의 공연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에는 밀피예가 안무한 작품 ‘리플렉션스(Reflections)’(2013)와 함께 검은 여백 위를 생동감 있게 유영하는 몸짓이 돋보이는 에마누엘 갓의 ‘모건스 라스트 척(Morgan’s Last Chug)’(2013), 최고의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위해 만든 작품 ‘퀸텟(Quintett)’(1993) 등이 선보인다.
밀피예는 올 가을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돼 다시 한번 무용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이번엔 내한하지 못했다. 공연은 13∼14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3만∼7만원(02-2005-0114).
◇백설공주의 파격은 어디까지? 프렐조카쥬 발레단의 ‘스노우 화이트’=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한 파격적인 발레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가 14∼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프렐조카쥬의 대표작으로 우아하면서도 파격적인 내용으로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국내에선 첫 공연이다.
1984년 설립된 ‘프렐조카쥬 발레단’은 그간 발레와 현대무용을 넘나드는 색다른 무대를 꾸준히 발표했다. 특히 ‘스노우 화이트’는 전통과 파격이 조화된, 프렐조카쥬의 관록이 드러나는 무대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2009년 프랑스 언론 연합에서 수여하는 문화 예술 분야 대상인 ‘글로브 크리스탈(Globe de Crista’l)’을 받았고,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대에서 공연해 인기를 끌었다. 프렐조카쥬는 “분명한 이야기지만 마법에 걸린 듯 환상적으로 표현할 것”이라며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섬세하게 접근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적 디자이너인 장 폴 고티에가 작품에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다. 고티에의 의상은 원작의 순수한 백설공주를 여성성이 짙은 섹시한 백설공주를 변신시켰다. 타이트한 검정 옷을 입고 등장하는 강렬한 왕비의 모습과 대비된다.
또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곡가인 오스트리아 출신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활용해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더한다.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청됐다. 3만∼15만원(1577-5266).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당스, 당스… 불어라, 프랑스 춤바람
입력 2014-11-11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