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눈이 인도를 향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 수요가 내년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인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국가별 IT 기기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300억 달러 규모였던 인도 시장이 내년에는 16% 성장한 348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중국(2008억 달러)과 브라질(393억 달러)보다 뒤지지만 성장률은 전 세계 최고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의 성장률은 1%로 시장이 정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GfK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인도 성장률이 내년에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위였던 중국은 2위로 예상했다.
인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500달러 수준으로 낮지만 인구가 12억명을 넘어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정부 주도로 농업 중심이던 산업구조가 광공업, 제조업 등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경제 성장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국내 업체들도 인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도 시장은 마지막 보루와 같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에 밀려 실적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다행히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견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전화 전체 시장에서 17%의 점유율로 인도 마이크로맥스(14%)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전자가 29%로 마이크로맥스(18%)를 제쳤다. 중저가 제품에 다양한 콘텐츠를 사전 탑재한 것이 인도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다.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안 갖춰진 지역에선 간편하게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중저가 시장 전략폰인 A5와 A3를 내세워 인도 시장 수성에 나선다. 갤럭시 노트 엣지, 노트4 등 프리미엄 제품도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케이블 네트워크 사업 및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G3와 보급형 F, L 시리즈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에서 정수기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 업체들의 상승세도 무섭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마이크로맥스가 올해 3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처음으로 10위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마이크로맥스의 점유율은 약 2%로 920만대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SA는 “마이크로맥스가 인도 시장에서 훌륭한 판매고를 기록했고 방글라데시와 네팔, 러시아에서도 점유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인도 업체가 ‘제2의 샤오미’가 돼 국내 업체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12억 印 IT인구 잡아라”… 군침 흘리는 글로벌 기업들
입력 2014-11-10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