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현대자동차 지분율이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대차가 지난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고가에 매입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44.3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8일(44.34%)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8월 이후 45%대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9월 중순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9월 18일 현대차가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한전 부지를 사들인 시기와 일치한다.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감정가의 3배가 넘는 입찰가에 낙찰받자 국내외에서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사회 배임 논란까지 불거지며 밀실경영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은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매입한 이후 한 달 반 동안 현대차 주식을 5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현대차 주가는 이 기간 동안 20.2%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8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계속 수난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로 엔저가 가속화되는 데다 통상임금 문제도 걸려 있어 현대차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상진 기자
한전 부지 얻고 외국인 투자자 잃고… 현대차 외국인 보유 지분율 넉달 만에 최저치
입력 2014-11-10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