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식 문제와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중국과 일본이 급격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6∼7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 간 회담을 통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입장 등을 담은 4개항의 합의를 도출했다. ‘깜짝 합의’를 통해 중·일 정상회담도 사실상 합의됐다는 분석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8일 오후 약 50분간 회담을 했다. 양국 장관이 정식으로 회담하기는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은 9일 양국 외교 장관은 현재 중단 상태인 장관급 ‘중·일고위급 경제대화’를 포함한 정부 간 대화를 조기에 재개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일본의 대화 재개 제안에 대해 “적극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면 모두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시사하는 언급도 했다. 그는 중·일 외무장관 회담에 앞서 열린 APEC 장관급 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일본이 (합의된 사안을) 신중하게 대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위해 양호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 말을 잘 분석하면 질문의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해상 영유권 문제와 관련한 실무 차원의 핫라인 개설을 제안하고 싶다”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도 APEC 장관급 회담에서 미야자와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상과 회담을 갖고 “4개항 합의에 따라 일본이 양국 간 양자 무역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급속 밀착’ 中-日… 센카쿠 등 4개항 ‘깜짝 합의’
입력 2014-11-10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