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구상나무 속리산서도 발견

입력 2014-11-10 02:25

해외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받는 한국 토종 구상나무(사진)가 속리산에서도 처음 발견됐다. 구상나무는 지리산 한라산 등지에서만 서식이 확인된 멸종위기종이다. 기후온난화로 급격하게 분포 지역이 줄어들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속리산 해발 1000m 지점에서 직경 8∼32㎝ 구상나무 수십 그루가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공단은 “큰 나무 주변에 어린 나무들도 자라고 있어 자연 번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구상나무 보전 차원에서 속리산 구상나무 발견은 유전적 다양성 확보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관찰되는 지역은 오대산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 한라산 등으로 제한적이다. 군락 단위로 분포하는 곳은 지리산과 한라산밖에 없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998년 구상나무를 위기근접종으로 평가했다. 이후 분포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자 지난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기후온난화로 분포지역과 개체군의 변화가 뚜렷한 종을 말한다.

구상나무는 곧은 줄기와 양쪽으로 뻗은 가지의 균형미가 뛰어나다. 20세기 초반 서구권으로 유출된 뒤 품종 개량을 거쳐 크리스마스트리로 널리 사용돼 왔다. 제주도가 원산지이고 유럽에서는 한국전나무로 부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