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도 갖춘 ‘최강희 닥공’ 3년만에 K리그 평정

입력 2014-11-10 02:36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의 트레이드마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2005년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닥공으로 전북을 명문구단으로 키워냈다. 2009년과 2011년엔 K리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닥공은 점차 힘을 잃었다. 공격에 무게 중심이 쏠리다 보니 수비가 약해진 것.

전북은 지난 시즌 49실점을 했다. 14개 팀 중 대전, 대구, 강원, 경남 다음으로 많은 골을 허용했다. 그러자 2013년 6월 다시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팀의 공수 밸런스를 맞췄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전북은 이번 시즌 닥공에 탄탄한 수비를 더해 3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전북은 지난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제주와의 경기에서 레오나르도와 이승기의 연속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22승8무5패(승점 74)를 기록한 선두 전북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시즌 전반기와 중반기에 전북은 앞서가던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한 경우가 많았다.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최 감독은 닥공을 자제하고 수비를 강화했다. 지난 2일 열린 전북-서울전은 최 감독의 전술 변화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전북은 서울전에서 수비 위주로 경기를 하며 역습으로 골을 노렸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카이오의 결승골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에게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를 많이 요구했다”며 “한교원과 레오나르도의 수비 가담, 압박, 공격 차단 후 전개 등이 전반기에는 안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휴식기 이후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북은 공수 밸런스를 유지한 덕분에 이번 시즌 최다 득점(57)과 최소 실점(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선 FC 서울이 수원 삼성을 1대 0으로 꺾었다. 서울의 고요한은 경기 종료 직전 수원 문전에서 고광민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서울은 14승11무10패를 기록하며 4위로 올라섰다. 2위 수원은 17승10무8패가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