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9배↑,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 폭발적 성장… 내 차 살지 빌려 탈지 견적 뽑아볼까

입력 2014-11-10 02:06
개인사업자 김모(48)씨는 최근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할부로 구입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주변으로부터 장기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KT금호렌터카로부터 소비자가 3595만원인 그랜저 3.0 Exclusive에 대한 할부와 장기렌트에 대한 비교 견적표를 받아봤다. 선납금 30%(1079만원)를 내고 36개월 계약 종료 후 본인 명의로 인수한다는 조건 아래 장기렌터카는 초기비용이 1079만원, 월 할부금이 96만원으로 총 비용이 4545만원이었다. 할부로 구매할 경우 월 할부금은 76만원으로 쌌지만 취·등록세가 230만원 붙고 보험료도 별도로 개인이 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200만원 정도를 더 내는 셈이었다. 물론 개인마다 보험료, 할부금 등이 달라지고, 업체마다 조건이 달라 가격을 일반화하긴 어렵다. 할부와 장기렌트 외에 자동차 리스까지 고려할 경우 따져야 할 조건이 더 복잡해진다.

몇 년 전만 해도 개인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일시불로 사거나 할부로 사는 두 가지 선택이 전부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할부, 장기렌트, 리스를 선택지에 올려놓고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었다. 렌터카 시장 규모도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인이 1년 이상 차를 빌려 타는 장기렌터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KT금호렌터카의 경우 개인 장기렌터카 대수는 2009년 1543대였으나 지난해에는 1만4104대로 4년 만에 9배 늘었다. 올해 8월까지만 2만694대가 계약돼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전체 렌터카 시장에서 장기렌터카를 이용하는 개인 비중도 2009년 4.5%에서 지난해 20.1%로 늘었다. 올해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5% 성장한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16년까지 연평균 10.7%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개인보다는 법인이 주로 이용하는 자동차 리스 시장도 지난해 5조9000억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빌려 타는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차량 유지·관리의 편의성, 중고차 가격 하락 회피, 세금 절감, 차량 교환 주기 단축 등이 꼽힌다. 자동차 리스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9일 “과거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이용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리스나 할부, 렌트 중 어느 상품이 좋다고 일반화하기 쉽지 않은 만큼 자신의 조건들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차나 소형차를 사거나 주말용으로만 자동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할부가 유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행거리가 많거나 보험료가 높은 사람은 장기렌트가 유리하다. 장기렌트는 보험료를 렌터카 회사가 부담하고, LPG 차량도 빌릴 수 있다. 다만 하 허 호 번호판을 단다는 점이 렌터카의 단점으로 꼽힌다. 리스는 주로 법인이 많이 이용하는데, 가격이 비싼 중대형차나 외제차 리스가 많다고 한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