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타고 북상하는 AI… 김제서도 발병

입력 2014-11-10 02:13
전남지역 5곳에 이어 전북 김제의 오리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축산 농가들은 올해 초 오리와 닭 사육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7일 의심신고가 들어온 김제시 금구면 종오리 사육농가의 오리가 고병원성 AI(H5N8형)으로 확진됐다고 9일 밝혔다. 전북도는 예방적 차원에서 사육 중이던 1만2000여 마리의 오리를 살처분했다. 다행히 반경 3㎞ 안에 있는 닭·오리 사육농장에서는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9월 4일 AI 종식 선언을 했었다. 그러나 20일 뒤인 24일 전남 영암의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이후 나주와 장흥·무안에 이어 곡성에서 잇따라 AI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9농가 45만8000여 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됐다.

이번에도 전북에서 AI가 추가 발병해 호남선을 타고 북상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AI가 동남아 지역처럼 사계절 발병해 토착화가 이뤄지는 과정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월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시작된 AI는 전국으로 퍼져 축산 농가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8개월간 모두 564농가에서 사육하던 닭과 오리 등 143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 당국은 최근 겨울철새 이동철을 맞아 전북 군산과 충남 서산 등 유명 철새 도래지의 방역 예찰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번 AI 발병 농가에서 3㎞ 이내까지 이동통제와 소독초소를 설치했으며, 도내 14개 시·군에 거점소독시설(42곳)과 이동통제초소(70곳)를 운영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10일 14개 시·군의 단체장과 닭·오리 사육농가, 35사단, 전북경찰청, 농협,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이 참석하는 특별방역대책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AI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지만 모든 축산농가에 매일 임상검사를 하도록 했다”면서 철저한 소독과 함께 외부인이나 외부 차량 출입통제 등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