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 우리나라 경제에 근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 말 94조원에서 매년 10조원 정도 늘어나 올해 10월 말에는 134조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어든 반면, 비용은 갈수록 늘어 빚에 의존하는 세태가 반영된 것이다. 자영업자대출은 이 기간 63조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대출 종류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대기업대출(29조원) 전세대출(13조원) 신용대출(8조원) 등은 자영업자대출보다 훨씬 적게 늘었다.
자영업자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157조원에서 147조원으로 줄었다. 시중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후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한 데다 일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쯤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중소기업대출을 추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자영업자대출이 중소기업대출을 뛰어넘었다.
베이비부머 창업이 몰리는 숙박·음식업점의 창업 5년 뒤 생존율은 17.7%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의 창업에 쏠리다보니 매출이 신통치 않아도 다달이 가맹비용을 지불해야 해 부담이 크다. 매출이 변변치 않다보니 초기 창업비용으로 퇴직금 등을 끌어다 쓴 뒤 인건비, 생계비 조달을 위해 대출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뜸해진 사이 은행들이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이는 것도 자영업자대출을 늘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자영업자 대출 매년 10조 늘어나
입력 2014-11-10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