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책 제목이 다소 철학적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무엇’과 ‘어떻게’에 집중하는 동안 ‘왜’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 사이먼 사이넥은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성취감을 느끼지만 공허함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부지런하고 똑똑하게 자기 일을 개척해 온 사람들이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무엇을’ ‘어떻게’ 해서 성공은 했지만 ‘왜’라는 질문을 답하는 것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생명과 조직, 비즈니스의 작동원리를 설명해 줄 핵심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바로 골든서클(Golden Circle)이다. 골든서클은 ‘무엇을’ ‘어떻게’ 일할 것인가보다 “왜 이 일을 하는가”가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일하는 순서를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왜’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무엇을’ ‘어떻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메커니즘은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무엇’과 ‘어떻게’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상품과 서비스가 존재하는 이유, 곧 ‘왜’에 대한 성찰이 먼저 있어야 된다.
금융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금융업의 본질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것이다.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본질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금융업에서 ‘왜’라는 가치를 소홀히 여길 때 초래되는 여러 문제를 목격해 왔다. 목적과 수단에만 매몰되어 ‘왜’라는 본질을 종종 외면했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줄 수 있다.
진정한 소비자는 단순히 무언가를 구입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신념, 즉 ‘왜’를 구입하려고 한다.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 모든 일의 시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CEO의 서재] 왜 이 일을 하나? 사이넥이 던지는 질문
입력 2014-11-10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