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척수손상 환자도 성생활 가능하다

입력 2014-11-10 02:45
김재식 국립교통재활병원 비뇨기과 교수
교통사고나 스포츠에 따른 부상 등으로 척수가 손상되면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불만족스러운 성생활은 부부의 불화를 초래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때 성기능 재활치료를 받으면 부부생활도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다.

척수손상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성기능 장애는 발기부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장애와 다른 질환의 발생으로 인해 발기력이 계속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척수손상 환자는 발기력이나 성기의 감각이 떨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해야 한다. 척수 손상 환자 3∼6명이 이러한 시도를 통해 만족할 만한 성생활을 영위했다는 보고도 있다.

척수손상으로 인해 발기부전이 왔을 때 첫 치료법은 비아그라, 자이데나 등 경구용 발기유발제 복용이다. 만약 이 치료의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다면 진공발기 기구를 이용하거나 발기유발 주사가 추천된다. 특히 해면체내 주사요법이 높은 성공률을 보여 인기를 끈다.

하지만 환자 자신이 음경에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하므로 일부 환자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또 주사 부위 통증, 음경섬유화, 발기지속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사요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는 음경에 특수기구(보형물)를 삽입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척수손상 환자뿐만 아니라 연령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내분비계의 이상으로 성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로 골다공증,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제2형 당뇨병, 대사이상 증후군과 우울증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남성호르몬 부족에 의한 성기능 장애는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쉽게 교정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 항진증이 있거나 특정 약물 복용에 의해 감퇴된 성기능은 원인질환을 치료하거나 해당 약물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

노화에 의한 성기능 장애도 중년기부터 적절한 운동을 시작할 경우 70%까지 막을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체중감소가 성기능 감퇴 억제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당뇨나 고혈압 등 내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적절히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기능의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성기능감퇴를 막기 위해선 규칙적인 식생활습관과 함께 적당한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며 가능한 한 건전한 성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재식 국립교통재활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