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맘에 손 내미는 유통업계… 육아교실 활짝

입력 2014-11-10 03:10
유통업계가 임산부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분유를 먹이면서도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모성수유방법을 배우는 '토미티피'의 '모성수유클래스', 임산부체조를 배우는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예비맘교실', 예비맘들에게 산도깨비 율동을 따라하게 하는 '파스퇴르 태교음악회'. 각사 제공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나에게 힘이 있다면 애기(아기)를 많이 낳는 순서대로 (여성) 비례 공천을 줘야 하지 않나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여성계는 그가 ‘여성할당제의 취지를 잘 모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그만큼 저출산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사실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사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이다.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10년 연속 꼴찌다.

임산부가 ‘애국자’로 대접받는 요즘이지만 정작 예비 엄마들은 걱정이 많다. 대가족제도에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육아 상식을 물려받던 때와는 달리 대부분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 많은 예비 엄마들을 위해 유통업계에선 다양한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1975년 시작한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맘스쿨(당시 1일 어머니 교실), 30여년간 250만 명이 넘는 임신부가 참여한 남양유업의 ‘남양분유 임신육아교실’, 파스퇴르의 ‘예비엄마교실’, 일동후디스의 ‘예비맘클래스’ 등이 대표적인 예비엄마 강좌다. 월 5∼6회 개최되는 강좌에선 산부인과와 소아과 교수·전문의, 가족계획 전문가 등을 초빙해 임산부들을 위한 필수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강의와 함께 대중가수나 팝페라 가수, 국악연주자들을 초청한 작은 음악회,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태교 체조 등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한 푸짐한 기본 선물과 함께 추첨을 통해 유모차 젖병 소독기 등 특별선물도 안겨 준다.

일반 강좌와 함께 특별 강좌도 펼쳐진다.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에게 육아를 부탁할 예비엄마라면 일동후디스의 ‘마담클래스’가 필수코스다. 5월과 10월, 연 2회밖에 열리지 않아 대기자가 넘치는 클래스다. 예비 엄마와 손자를 키울 할머니가 같이 참가해 월령별 특성과 함께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 생길지도 모를 갈등 해결법 등을 배운다.

일동후디스 홍보팀 신윤정씨는 “전문가들은 ‘할머니와 엄마는 양육 스타일이 차이게 나게 마련이므로 기본원칙과 역할을 미리 합의하라’는 당부를 꼭 한다”고 전했다. 신씨는 “예비 할머니들에게 ‘손자는 내 자녀의 자식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두 사람의 원칙이 대립될 때에는 엄마 말을 따르라’고 하면 예비 할머니들이 서운해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할머니에게 12시간 이상 보게 하면 안되고 ‘사례비를 꼭 챙겨드리라’는 당부 말에는 모두 박수를 친다“고 말했다.

모유수유를 할 형편이 안돼 아기와의 교감이 걱정이라면 영국 수유·이유용품 브랜드 ‘토미티피’의 ‘모성수유클래스’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월 1회 열리며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식단관리, 모유수유의 장점 및 올바른 수유자세, 성공적 혼합수유법, 분유 타는 법, 분유수유 팁 등을 알려 준다. 매일모유연구소 정지아 소장은 “수유의 완성은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다”면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엄마들은 수유할 때 엄마의 심장소리, 체온, 냄새 등 오감을 자극해 아기에게 모성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0∼3세 사이의 아이들은 감성이 발달하는 시기로 아이와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애착관계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면서 “젖병으로 먹일 때도 아이에게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려주고 따뜻한 체온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 아기들은 사랑과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엄마 가슴처럼 넓은 젖꼭지와 젖병을 선택해 아이 입술 전체에 밀착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여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면 평일 저녁, 주말 오후 시간에 개최되는 매일유업의 ‘워킹맘 스쿨’이나 일동후디스의 ‘비즈맘 클래스’에 참가해 보자. 월 1회 개설되는 ‘워킹맘 스쿨’에선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월 3∼4회 마련되는 ‘비즈맘 클래스’는 저녁을 먹으면서 편하게 강의가 진행된다. 아기 중심의 유럽식 출산에 관심이 있다면 파스퇴르의 ‘젠틀 버스(Gentle Birth)’ 교육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 젠틀 버스 프로그램에선 의료진 중심의 미국식 출산이 아니라 산모와 아기 중심의 유럽식 출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