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물소리

입력 2014-11-08 02:00

유승우(1939∼ )

맑은 물일수록 잠들지 못하고

한 밤내

맑게 눈뜨고 운다.

밤이 깊어 갈수록

산 속의 냇물은

더욱 목청을 돋구어 소리친다.

아무런 바램도 없이

소리로만 살아서

밤새도록 흐느끼는

가슴의 기도.

나뭇잎들이 모두

경건히 손을 모으고,

바람도 멈추어 숨을 죽인다.

하늘이

하나의 커다란 귀가 되어

다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