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불어온 훈풍에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등해 엔저로 타격을 받는 대형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진정된 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39포인트(0.18%) 오른 1939.87로 장을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경기부양책 예고와 미국 고용지표 개선, 중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소식 등으로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간밤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고 7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9.8원 오른 1093.6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095.1원까지 11.3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달러화 강세로 엔·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함께 올랐다. 전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원·엔 동조화’ 발언에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엔저 대응을 언급한 것도 환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가파른 엔저에 대해 “제약과 한계가 있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담이어서 증시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대형 수출주엔 이익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날 코스피 상승에 일조했다. 주 차관과 이 총재의 발언으로 당국의 엔저 속도 조절 의지가 확인됨에 따라 엔저 피해주로 지목돼온 현대차(2.21%)와 기아차(1.52%) 등이 강세를 보였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대형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부진한 장세에서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대형주의 80% 이상이 환율 리스크가 적은 내수주였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52주 신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는 27개였고, 이 중 22개(81.5%)가 내수업종이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여의도 stock] 유럽發 부양책 훈풍·환율 상승 ‘호재’
입력 2014-11-08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