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8일 개막된 2014-2015 프로배구는 예년과 달리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초반 접전 양상이다. 각 팀이 거의 한 차례씩 겨룬 1라운드 결과 남녀 공히 전승팀도, 전패팀도 없다. 7일 현재 남녀 선두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각각 4승1패와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남녀 꼴찌팀 LIG손해보험과 도로공사도 1승씩은 올렸다.
이 같은 현상은 남자부의 경우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인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달성한 삼성화재이 주춤한 반면 나머지 6개 팀들은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잇달아 영입해 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물고 물리면서 풀세트까지 가는 승부도 흔하다.
삼성화재가 늘 최강 팀은 아니었다.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 각각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삼성화재 차지였다. 그동안 삼성화재의 팀컬러는 가빈(캐나다)과 레오(쿠바)라는 특급 공격수에게 의존하는 속칭 ‘몰빵배구’였다. 지난해 삼성화재에서 레오가 차지한 정규리그 공격점유율은 무려 59.9%에 달했다.
삼성화재를 꺾기 위해 각 팀이 취한 전략은 레오를 능가하는 용병 공격수를 비싼 값에 데려오는 것이었다. 지난해 영입한 현대캐피탈의 아가메즈(콜롬비아)는 김호철 감독이 ‘세계 3대 공격수’로 꼽는 뛰어난 선수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쿠바 대표출신 산체스를 데려와 전력을 다졌다.
OK저축은행(전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 용병 농사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는 쿠바에서 시몬을 영입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쿠바 대표팀 센터출신이지만 한국무대서는 센터 겸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레오의 삼성화재를 꺾었다. OK저축은행은 3승1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터키리그 득점왕에 오른 쥬리치(그리스)를 영입해 삼성화재를 꺾기도 했다. 쿠바대표 출신 까메호를 영입한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을 꺾고 1승을 올렸다. 삼성화재를 겨냥한 각 팀의 용병 활용도를 지켜보는 것도 프로배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레오 이어 특급 용병 득세 프로배구
입력 2014-11-08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