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아침 腦’ 깨워라

입력 2014-11-10 02:05
코앞에 닥친 2015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비해 공부에 열중하는 수험생들 모습. 의사들은 시험 당일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고 당부한다.국민일보DB

11월 13일인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이 3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평소 차근차근 준비했던 수험생조차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앞두고 초조한 마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기 쉬운 때다. 지금부터는 기출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 성적을 올렸어도 시험 당일에 몸이 아파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면 헛수고가 된다. 수능 당일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기상연습=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에 익숙한 학생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험 당일 시간표에 맞춰 몸을 적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험 당일만 일찍 일어나면 몸은 깨어 있지만 그동안 밤 생활에 익숙해진 뇌는 오전 내내 멍한 상태를 유지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낮 동안 뇌 활동이 극대화 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 기능 중에서 일부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수면 중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옮겨지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시험 전날에는 미리 총 정리 복습을 한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수면에 관계된 신체 리듬은 하루 이틀 정도의 단기간에 조절할 수 없으므로 최소 3일 전부터 미리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뒤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다.

◇시험 당일 아침은 꼭 먹자=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두뇌가 왕성한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섭취가 충분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고 개인적인 습관에 따라 간식을 섭취하되 여러 종류의 음식을 고루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아침을 거르는 것은 금물이다. 시험 당일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의 활동이 늘어 에너지 소모가 훨씬 커진다. 열량섭취도 그만큼 해줘야 한다. 포도당을 주 영양원으로 사용하는 뇌는 식사를 거르면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시험 당일 컨디션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입맛이 없고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수험생이라도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

단 과식을 하거나 생소한 음식을 먹는 것은 위험하다. 과식할 경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소화기관 쪽으로 많은 혈류가 가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뇌 혈류가 적어져 두뇌기능이 떨어지고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시험 전날 밤참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특히 빵이나 만두 등 당질이 많이 들어있는 곡류는 혈액을 산성화시키고 비타민류를 대량 소비시키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게다가 소화를 위해 밤새 분비된 위산으로 아침에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꼭 먹어야한다면 죽이나 선식 등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대체하는 게 좋다.

◇긴장되면 눈감고 심호흡을=시험 당일 수험생들의 긴장감은 극도에 달한다. 적당한 긴장은 시험 당일 주의력과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과 불안감은 오히려 주의력을 감퇴시키고 공부를 하면서 기억했던 내용을 회상하는데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시험불안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마음가짐을 편안히 하고 수능의 성패가 곧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험 준비가 부족하다고 초조해하기보다는 이제까지 준비한 것만 최대한 잘 발휘해 시험을 치르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시험불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부모의 지나친 기대나 지나친 성취 지향적 태도라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모가 수험생에게 시험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므로 피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시험 중 지나치게 긴장이 될 때는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한 장면을 상상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숨을 크게 내쉬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