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서 주목받는 신진 화가 이호연씨 “하나님 사랑 그림으로 표현… 화가 선교사 꿈”

입력 2014-11-10 03:24
기독 청년 화가 이호연씨가 지난 5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오는 21일까지 강남구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자신의 개인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니 작품세계가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좋아하는 작품만 만들고 싶어요.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을 믿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다 최근 귀국한 기독 화가 이호연(32·서울 강남구 소망교회)씨는 담담히 자신의 신앙을 고백했다.

이씨는 고난을 극복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림으로 복음을 전하려 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는 출산 예정일보다 빨리 칠삭둥이로 태어났다. 몸무게 1.72㎏의 저체중 미숙아. 게다가 특이한 호흡장애인 ‘초자막질환’(호흡곤란증후군)에 걸린 상태였다. 의사는 그가 태어나기 전 이렇게 말했다. “산모와 아이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그러나 50일의 인큐베이터 생활을 거쳐 극적으로 살아났다. 하지만 1년 이상 입퇴원을 반복해야만 했다. 눈, 코, 입 어디 한 군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결국 후유증으로 어눌한 말투를 갖게 됐다. 그런데도 그는 부모의 기도와 부단한 언어훈련을 통해 회복할 수 있었다.

지난 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한 이씨는 “우주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그림에 표현했다”며 “제 부족한 작품들이 믿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서울 인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한 후 10여 차례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 8월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예술학생연맹(The Arts Students of New York)의 연구원과 뉴욕 첼시 아고라갤러리 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일약 주목받는 신진 화가로 떠올랐다. 성경말씀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내년 초쯤 두 권의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주위에선 그의 작품을 “맑은 새벽 같다”고 한다. 어두움을 물리친 새벽처럼 신선하고 꾸밈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으며 순수해진 마음이 작품에 울긋불긋한 원색으로 그대로 표현돼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그는 요즘 신앙생활에 더 열심을 내게 됐다고 했다. 매주 교회에 나가 주일예배와 청년부 성경공부 모임을 빼놓지 않는다.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하고 하나님께 오늘 그릴 작품에 대한 영감을 구한다. 한번 앉으면 3∼4시간 작품에만 몰두한다는 그는 “외로운 유학생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라며 “세상적인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재능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9일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 사랑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백석예술대와 협성대 예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의 관심은 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다.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도 성경에 나오는 인물과 내용을 다뤘다. ‘최후의 만찬’ ‘예수님과 어린양’ ‘십자가 고난의 길’ ‘백부장의 믿음’ ‘탕자의 비유’ 등 28개의 유화작품이 전시된다.

작품의 주제는 ‘영감을 넘어서’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떠오른 영감이 이씨에게 평안과 작품의 원동력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탕자, 빌라도, 베드로, 니고데모 등 성경 속 인물들을 밝은 톤의 유화물감으로 돋보이게 한다.

그는 오직 그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만 생각한다. 이씨는 “한 손에는 붓, 다른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복음을 전하는 게 제 사명입니다. 기도해주세요. 저는 화가 선교사가 될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