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목회 자료를 제공한다는 신념으로 문서선교 외길을 걸어온 ㈜아가페출판사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대표이사 정형철(56·남서울은혜교회) 장로는 감사 이벤트로 다음 달까지 본문 해설 중심의 큐티집 ‘주삶 체험판’을 전국 교회들에 무료 배포한다. 교회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원하는 부수만큼 나눠준다. 홈페이지(iagape.co.kr)에서 접수하고 있는 가운데 6일 현재 330여 교회에서 2만권 넘게 신청했다.
정 장로가 무료 이벤트를 여는 건 아가페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나눔’이라는 문서선교적 마음 때문이다. 아가페는 1974년 설립됐지만, 이미 60년대 후반부터 소책자 ‘아가페 말씀지’를 시골 교회들에 무료 배포하면서 나눔을 실천해 왔다. 설립자이면서 현 대표이사의 부친인 정봉석(84) 장로는 당시 시골 교회 목회자들이 설교 자료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사례를 종종 목격했다. 이에 매 주일 영락교회, 충현교회 등 서울의 큰 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녹음해 아가페 말씀지를 제작했고, 1만여 시골 교회 목회자들에게 무료로 발송했다. 우표값을 포함, 매월 400만∼500만원이 들었다. 정 장로는 그 일을 80년대 초까지 감당했다.
출판사 설립 후에는 목회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아가페 성서지도’ ‘주제별 관주 성경’ ‘핸드릭슨 신약주석’ 등을 발간, 주석 성경을 전문적으로 출간했다. 정 장로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건 87년이다. 이때를 기해 일반 성도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정 장로는 “성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오픈 주석성경’이나 어린이도 이해하는 ‘쉬운성경’ 등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큐티집 ‘주삶’도 성도들에게 성경을 보다 쉽게 전하고 싶어 정 장로가 2년여 준비 작업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원래 2007년 11월 ‘쉬운 큐티’란 이름으로 창간호를 냈는데, 지난해 격월간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주야로 묵상하는 삶, ‘주삶’으로 변경했다. 개역개정판과 쉬운성경판 2종류로 나온다.
풍부한 목회적 경험과 학식을 갖춘 목회자들이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집필을 맡는다. 예화나 묵상 중심의 여느 큐티집과 달리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자세히 설명한 게 특징이다. 또 영어성경인 NLT(New Living Translation)도 함께 실어 성경의 원문과 문맥상 의미, 시대 배경과 풍습 등을 자세히 읽을 수 있다.
정 장로는 창립 30주년 때도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에 쉬운성경 30권씩 총 1만5000권을 무료로 전달했다. ‘쉬운 큐티’를 창간하고도 4만부를 무료 증정하기도 했다. “하나님의 편지인 성경 말씀을 제대로 읽고 그 뜻을 깨닫기 위해 우리는 매일 말씀을 집중해 읽어야 합니다. 성경읽기 운동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교회에 부흥의 물결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내년에는 ‘쓰기성경’도 출간, 성경 필사 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책과 영성] 나눔 실천 위해 ‘주삶 체험판’ 무료 배포… 창립 40주년 아가페출판사 대표 정형철 장로
입력 2014-11-08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