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 KS 3차전은 왼손 싸움

입력 2014-11-07 02:35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팽팽히 맞서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은 한국시리즈 중반 판세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다.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될 장원삼(삼성)과 오재영(넥센)의 어깨에 시리즈의 향방이 달려 있다.

삼성 장원삼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들락날락하는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올 시즌에도 11승5패로 두 자리 승수를 쌓으며 좌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대 전적에서도 장원삼은 넥센전에 세 차례 등판해 2승 1패와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내 ‘천적’으로 불린다.

넥센 선발 오재영은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뛰어난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오재영은 삼성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점 27.0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재영이 삼성전에 단 한 차례 선발 등판했을 뿐이고, 워낙 컨디션이 좋지 않던 시기에 나와 강판됐기 때문에 상대 전적이 큰 의미는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6일 “오재영과 삼성 타자들의 올해 데이터는 무의미한 수치”라며 “다른 공을 던질 때의 만남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재영은 9월 이후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재영은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장원삼과 오재영은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에서 함께 뛰던 옛 동료였다. 2010년 넥센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장원삼은 올해까지 5시즌 가운데 네 차례나 두 자리 승리를 거뒀으며 2012년에는 다승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장원삼보다 2년 앞선 2004년 현대에서 데뷔한 오재영은 첫 시즌에 10승(9패)과 평균자책점 3.99로 신인왕을 거머쥔 선수다. 오재영은 현대의 마지막 우승이던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등판해 1승을 거둔 바 있다.

타선에선 삼성의 경우 공격 첨병인 1번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와 4번 같은 6번 타자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나바로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두개의 홈런포를 터트렸다. 2차전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1회부터 2루타를 뽑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이승엽은 2차전에서 3회말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넥센은 프로야구 최초 40홈런 유격수 강정호와 현역 최고의 거포 박병호가 나선다. 강정호는 올 시즌 삼성전 15경기에 나와 타율 0.358에 4홈런, 7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초 천금같은 투런 홈런을 날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병호는 삼성전에서 타율은 0.286으로 그리 좋지 못했지만 거포답게 7홈런을 기록했다. 2차전에선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며 방망이 예열을 마친 상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