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소비심리 세계 최하위 수준

입력 2014-11-07 02:54
한국인의 소비심리가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외식과 의류 구입을 자제한다는 소비자도 많았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세계 60개국 온라인 소비자 3만명을 대상으로 ‘3분기 소비자 신뢰 및 지출의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2로 조사대상국 중 57위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2분기(53)보다 1포인트 더 떨어졌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소비자의 소비심리와 향후 경제전망을 예측하는 척도다. 100이 넘으면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대상 중 한국보다 지수가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47) 크로아티아(49) 세르비아(51)뿐이다.

인도는 지난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지만 2분기 연속 1위(126)에 올랐다. 또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는 2분기보다 1포인트 오른 98을 기록하는 등 대륙별로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지난 분기 대비 1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했고, 북미도 4포인트 상승한 107로 낙관적 전망이 많았다. 이어 중동·아프리카(96) 남미(91) 유럽(78)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응답자의 87%는 향후 1년간 일자리 전망이 ‘나쁘거나 좋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이 경제적 불황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87%가 ‘그렇다’고 답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1년 안에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도 59%의 사람들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덜 먹고 덜 쓰는’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절감을 위해 취한 행동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외식비 절감’이 52%로 가장 많았고, ‘의류 구입 자제’가 48%로 그 뒤를 이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