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소야대] 戰雲 감도는 워싱턴… 오바마 “할일은 한다” 매코널 “누구 맘대로”

입력 2014-11-07 02:25

11·4중간선거 하루 뒤인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승자’ 공화당과 ‘패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겉으로는 부드러운 말이 오갔지만 양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 있으며, 그 지점을 넘으면 맞대결도 피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공화당의 상원 장악 주역인 미치 매코널(켄터키주)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끝내겠다”며 “앞으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나 국가부채 디폴트(부도) 사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또 전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나서 “세법 개정과 무역협정 추진에서 협력해나갈 것을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했다”며 “우리는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상·하원 장악을 발판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와 금융 관련 법안을 수정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연방 지출을 줄이고 오바마케어의 주요 부분들을 삭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일방적으로 이민정책을 변경하지 말라고 하면서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제 갈길을 가겠다고 하는 것은 황소 앞에서 빨간 깃발을 흔드는 격”이라고 경고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회견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1시간 이상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남은 임기 2년이 최대한 생산적일 수 있도록 공화당 주도의 새 의회와 열심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와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민 개혁과 관련, 공화당의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의회 차원의 조치가 없을 경우 “올해가 가기 전에 이민 시스템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이민 개혁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상·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최대한 대화하고 협력하겠지만 핵심 국정 어젠다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