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김치와 더불어 살아왔다. 길고 긴 겨울철 김칫독에서 꺼낸 배추김치 한 포기는 밥상 앞에 모여든 식구들을 즐겁게 했다. 기름진 반찬이 없어도 꽁보리밥에 김치 한 젓가락은 허기를 달랠 뿐만 아니라 입맛을 만족시켰다. 푹 익어 시큼해진 김치는 최상의 찌개거리로 변했다.
배추김치, 갓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백김치, 동치미, 깍두기 등 종류도 많고 들어가는 젓갈에 따라 맛도 다양하다. 초록 배춧잎에 하얀 무, 그 위에 얹은 빨간 고춧가루가 아름다운 색깔을 낸다. 이제 김치는 세계인의 건강음식이 되었다. 김장문화는 늦가을 어머니가 딸에게 가르치고, 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승하였다. 김장은 이웃과 더불어 담그며 흥겨운 시간을 같이했다.
2013년 12월 유네스코는 김장문화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는 가정의 전승문화인 김장이 한국인들의 나눔과 공동체문화를 상징하고, 가까운 사람들 간 결속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것에 주목했다. 김장문화가 ‘한국인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2014 서울 김장 문화제’를 연다. 시민 6000명이 참가하고 중국인 관광객 3000명도 함께해서 260t의 김치를 담그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인류의 유산이 된 김장문화
입력 2014-11-07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