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사자가 깨어났다. 폭발력 있는 타선과 튼튼한 선발, 불펜이 살아났다.
삼성 라이온즈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포 두 방에 힘입어 7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날 1차전에서 패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감각 문제는 우리가 패했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라며 “2차전에선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말은 곧바로 현실이 됐다. 잠잠했던 삼성의 방망이가 터질 때까지의 시간은 하루면 족했다. 실제 1차전에서 4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던 삼성은 2차전에선 1회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특히 1차전에서 15타수 1안타에 그친 3∼6번 타선이 2차전에선 19타수 5안타 4타점으로 완전히 회복한 점도 삼성에겐 고무적이다.
삼성은 넥센 선발 헨리 소사를 상대로 1회말 선두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고, 박한이의 중견수 뜬공으로 이어진 1사 3루서 3번 타자 채태인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삼성은 2회에도 톱타자 나바로가 투런포를 쳐낸 데 이어 3회말 6번 타자 이승엽이 우중월 2점 홈런을 때려내 기세를 올렸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통산 14호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 1위에 등극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윤성환의 호투가 빛났다. 윤성환은 7이닝 동안 넥센 핵타선을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윤성환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삼성은 또 불펜의 핵 안지만과 마무리 임창용의 건재함도 확인돼 기쁨이 배가 됐다. 안지만은 8회초에 나와 1이닝을 무안타 2탈삼진으로 틀어막았다. 임창용도 9회초 등판해 경기를 깔끔히 마무리했다. 다만 삼성 외야수 박해민이 3회말 도루를 시도하다 왼손 약지 인대 손상 부상을 입어 남은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해진 게 아쉬웠다.
삼성 류 감독은 “윤성환이 최고의 피칭을 했고 나바로와 이승엽의 홈런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며 “타선도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2차전부터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목동에서 최소 1승1패를 해 잠실로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넥센은 선발 소사가 2⅔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으로 6실점한데 이어 화끈한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넥센은 2차전에서 5안타에 묶였다. 그나마 거포 박병호가 4회초 솔로포를 때려내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1호 홈런을 기록한 게 위안거리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윤성환을 공략 못한 게 패인이었다”며 “홈에서 우리 팀이 경기를 잘하기 때문에 다시 1차전이라 생각하고 이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삼성과 넥센의 3차전 선발은 각각 장원삼과 오재영이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이승엽·나바로 쾅 쾅… 잠 깬 사자 포효
입력 2014-11-06 0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