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잡지 창간사 123편으로 읽은 시대의 욕망

입력 2014-11-07 02:27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에 비해 잡지는 한 분야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특정 독자층을 대변하는 매체로 분류된다. 시류를 타고 즉각 반응하기 때문에 금방 생겼다 사라지기도 일쑤다.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194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대 문화사를 잡지를 통해 짚어냈다. 10년 단위로 시대를 나누고 각 시대 안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잡지들을 추렸다. 특이한 것은 이 잡지들의 창간사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왜 창간사일까. “창간사에는 어떻게 세상을 취재, 편집해서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창간 주체들의 방향이 천명된다. 우리나라 참여적 지성의 전통이 무엇이었던가를 알 수 있다.”

그가 골라낸 반세기 동안의 잡지 창간사는 총 123편이나 된다. 1945년 12월 창간한 월간지 ‘백민’은 자유와 평화를 말한다. 소설가 함석헌(1901∼1989)이 쓴 월간 ‘씨알의 소리’(1970) 창간사에는 “민중이 스스로 제 속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각 못한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 신문 잡지는 그래서 필요하다”고 적혀있다. 국내 옐로우 페이퍼의 대명사로 불리는 ‘선데이 서울’(1968)에는 “멋과 감미로운 화제의 샘이요, 주말의 벗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문구도 보인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