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 tvN의 금토극 ‘미생’(포스터)은 화제의 드라마다. 5일 현재 6화까지 방송된 드라마 ‘미생’은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1.6%의 시청률로 시작해 지난달 31일 방영분이 4.5%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기 비결로 생생한 묘사가 꼽힌다. 다큐멘터리라 불릴 만큼 실감나게 직장인의 삶을 그린다는 것이다. 입사를 위해 밤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인턴, 늦은 퇴근 후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과장, 프로젝트를 따 내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하는 영업팀….
5일 ‘미생’의 주역들을 서울 중구 한강대로 서울스퀘어에서 만났다. 건물은 드라마 ‘미생’이 촬영되는 세트장이면서 매일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는 직장 생활의 현장이다. 주인공 장그래 역의 임시완(25), 안영이 역의 강소라(24), 오 과장 역의 이성민(46)에게 직장생활의 애환을 물었다.
계약직 장그래는 바둑계에 입문하려다 실패한 뒤 고졸 검정고시라는 형편없는 스펙으로 대기업 원 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갖은 수모를 겪는다. 임시완은 “세상의 모든 ‘장그래’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느낀다면 좋겠다”면서 “젊음이라는 가치는 환산할 수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출연 배우들 모두 출근하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온다”며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 함께 고민하고, 식사 장소를 예약하고, 일찍 퇴근하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이게 바로 직장인의 삶”이라고 표현해 웃음을 유도했다.
‘미생’은 직장 내 성평등, 육아 문제 등을 다루며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집어내기도 했다. 한 예로 완벽한 신입이었던 여직원 안영이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팀 내에서 잡무만을 처리하며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다. 강소라는 “현실에서도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여직원이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극 중 안영이는 주어진 과제에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직원에 대한 인식이 안영이로 인해 바뀌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성민은 “상사의 이익에 따라 프로젝트가 보류되기도, 추천 받기도 하는 에피소드는 충격적이었다”며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희생양이 되는 모습 속에서 사회가 엄청난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이 드라마는 직장 안에서 사는 ‘사람’의 이야기다. 모두의 공감을 얻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사람 냄새가 폭풍공감의 비결입니다”… ‘재벌·로맨스·출생비밀’ 없는 3無 드라마 ‘미생’
입력 2014-11-06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