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보물창고’서 또 나왔다… 조선시대 추정 선박과 백자 111점

입력 2014-11-06 02:28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5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사무소에서 공개한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건져 올린 조선시대 백자들. 문화재청 제공
연구소가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을 들어올리는 모습이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 바다 밑에서 조선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조선시대 선박이 발굴된 적은 없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5일 “지난 6월부터 마도 해역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조선시대 선박으로 추정되는 고선박 한 척을 발견했으며 다발로 묶인 백자 111점도 인양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마도 4호선’으로 명명된 이 선박은 길이 11.5m, 폭 6m로 전형적인 한국의 고선박 형태를 띠고 있다. 선체 내부에서는 15세기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분청사기 대접 2점이 수거됐고 화물이 물에 젖지 않도록 받침 역할을 하는 원형 통나무들이 다량 발견됐다.

문환석 수중발굴과장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분청사기가 실린 선박이라면 이 선박이 현재까지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조선시대 것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금까지 해양에서 발굴된 고선박 12척 중 최근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드러난 옹진 영흥도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고려시대에 속한다”고 말했다. 마도 해역에서도 이전까지 고선박 4척을 발굴했지만 모두 고려시대 선박으로 밝혀졌다.

고선박 바로 위쪽에서는 조선시대 백자 111점도 수습됐다. 발견 당시 백자는 종류별로 10점씩 포개진 상태였으며 아래쪽에는 그릇이 깨지지 않도록 완충재로 사용했을 볏짚도 함께 확인됐다. 백자가 화물로 선적됐음을 추측하게 하는데, 화물용으로 운송된 백자 꾸러미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 백자는 종류로 보면 발, 접시, 잔, 촛대 등 모두 일상생활 용기에 속한다. 특히 백자 촛대는 발굴된 사례가 없이 전세품(傳世品·전래된 물건)만 남아 있어 도자기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견된 백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지방 생산품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들 백자 다발이 이번에 확인한 마도 4호선에 적재한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연구소 측은 “바닥에 깊이 박힌 마도선 4호 위로 또 다른 배가 난파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며 “추후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