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 이어 왼발까지… ‘손세이셔널’ 골 폭풍

입력 2014-11-06 02:33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을 구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은 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4차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물오른 기량이 국가대표팀의 오는 14, 18일 요르단, 이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도 펼쳐질지 주목된다.

최근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레버쿠젠은 러시아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손흥민의 원맨쇼 덕분에 조 선두 자리를 지키며 16강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레버쿠젠은 승점 9를 기록해 모나코(5점), 제니트, 벤피카(이상 4점)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손흥민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려 제니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5분 뒤인 28분에는 스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한 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만들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45분 제니트의 호세 살로몬 론돈에게 한 골을 내줬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9.1을 부여했고 이날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했다.

레버쿠젠 로저 슈미트 감독은 “오늘 보여준 좋은 경기에 대해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흥민은 성장하고 있으며 더 꾸준해지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후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 결국 이겼다. 이번 승점 3 획득은 매우 중요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골닷컴은 “한국의 스타 손흥민이 2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의 영웅이 됐다”고 했다.

한편 경기에서 질주하는 손흥민 머리에 동전보다 큰 하얀 공백이 보이자 네티즌들은 스트레스에 의한 원형탈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슈투트가르트전 이후 골 침묵이 계속되고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무산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와의 결별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이번 시즌 벌써 10골째 골을 넣으면서 그간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