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하고 있을까? 한국의 어떤 숨은 매력이 그들로 하여금 한국여행을 버킷리스트에 오르게 할까? 한국관광공사는 새 한국관광 브랜드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론칭을 기념해 전 세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이벤트 ‘투유어 이매지네이션(To:ur Imagination)’을 진행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한국 체험에 대한 희망을 접수한 결과 19만명이 응모했다. 최종 당첨돼 한국 땅을 밟은 외국 젊은이는 8개국 8개팀으로 이들은 자신이 그린 계획표에 따라 한국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뜨거운 가슴속에 한국의 매력을 담았다.
한복 맵시가 매력적인 호주의 캐서린 초니(26)와 홀리 바터(25)를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의 유진민속박물관에서 만났다. 전날 입국해 피로가 가시지 않았는데도 캐서린과 홀리는 한국의 가을풍경과 민속 체험 프로그램에 열광했다. 그들은 한복을 입고 다식 만들기와 다례 체험을 하고 투호 던지기, 윷놀이도 하면서 꿈에도 그리던 한국에서의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호주에서 뮤직 프로듀서 겸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캐서린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초 K팝을 좋아하는 스웨덴 친구 2명과 함께 서울을 방문해 뮤지컬 등을 관람하고, 7월에는 한국의 공연계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다. 프리랜서 모델 겸 비디오그래퍼인 홀리는 시드니에서 한국요리와 K팝 댄스 클래스에 다니면서 알게 된 친구로 관광공사 이벤트에 동반자로 동참했다.
JYJ의 시아준수를 좋아한다는 캐서린은 집에서 닭볶음탕을 해먹고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울 뿐 아니라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 5편을 연속해서 볼 만큼 열정적인 한국팬이다. “한국은 뮤지컬을 비롯해 예술이 발전한 나라”라고 엄지를 치켜세운 캐서린은 밤에 혼자 돌아다녀도 좋을 만큼 안전한 치안을 한국 관광의 매력으로 꼽았다.
어렸을 때 J팝에 심취했다는 홀리도 K팝에 열광하면서 한국팬이 됐다. 한국은 패션이 발전한 나라라는 홀리는 “패션학도로서 자주 한국을 방문해야 할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여동생과 함께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 한국에서 생일을 맞은 캐서린은 이날 저녁 떡케이크와 국수 등 한국식 생일상도 받았다. 그리고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꿈에도 그리던 뮤지컬 ‘레베카’를 관람했다.
호주를 비롯해 이번에 선발된 팀의 국적은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스페인, 싱가포르, 폴란드, 중국 등 8개국이다. 동반자 1명과 함께 입국한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방한 기간과 투어 장소를 달리해 각자 상상했던 한국을 체험했거나 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던 지난해 3만3000명에 비해 6배 가까이 많은 19만명이 관광공사 이벤트에 응모한 까닭은 무엇일까.
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 우병희 팀장은 “K팝과 드라마를 비롯한 한류가 확산되면서 외국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현대 건축물, 축제, 음식, 국립공원, 트레일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 팀장은 “방문한 외국의 젊은이들을 만나본 결과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들만의 특별한 한국을 상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알래스카에서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온 고교생 칼리 소달(19)은 “엄마에게 내가 좋아하는 한국의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체류일정을 6일이나 더 늘렸다. 그리고 대학을 한국에서 다니기로 결정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알버트 레브론(20)은 같은 포토그래퍼인 여자친구와 함께 N서울타워를 비롯해 반포대교, 청계천, 광장시장, 북촌한옥마을, 서울숲 등을 찾았다. 서울의 랜드마크를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다.
한국의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일본의 요네다 가주키요(44)는 프리랜서 웹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중년 남성. 친구와 함께 방문해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이화동 벽화마을 등을 찾아 한국의 미술과 음악을 접하는 아트투어를 즐겼다. 건축학도로 한국에서 3년간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스페인의 라우라 카스티요(25)는 경복궁 등 고궁은 물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이화여대 ECC 등 현대적 건축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미스 싱가포르 출신으로 모델 겸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쯔이꽉(26)은 싱가포르에 없는 가을을 즐기기 위해 엄마와 함께 단풍으로 물든 청송 주왕산을 트레킹하고 영덕 블루로드와 영천 보현산 천문과학관도 둘러봤다. 한국에서 2년 동안 공부해 한국어가 유창한 폴란드의 요아나 라차(17)도 언니와 함께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고 올레길을 걸으며 한국의 가을을 가슴에 담았다.
한국 드라마 팬으로 친구와 함께 한국을 찾은 중국의 랴오신이(21)는 드라마에서 보던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녀는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고 포장마차에서 잘 못 먹는 술도 마셔봤다. 쿠킹클래스에서 한국음식 조리법도 배웠다. 자신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그녀는 함께 온 친구와 함께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들은 자신이 설계한 계획표대로 한국을 여행하는 동안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들에게 일거수일투족을 알리기도 했다. 미국의 칼리 소달은 이벤트에 당첨돼 왕복 비행기표를 받는 순간 “나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간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열광했고, 도미니카공화국의 알버트 레브론은 귀국 후 ‘한국에서의 마법 같았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이벤트를 직접 진행한 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 강종순 차장은 “4회 동안 진행되는 동안 한국을 다녀간 참가자들이 친구와 함께 다시 재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놀라운 경험이 한국에 대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지인을 데리고 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내가 상상한 한국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이벤트 참가한 외국 젊은이들
입력 2014-11-06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