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팽팽한 힘의 대결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이기려는 의지는 비등했다. 선발투수의 활약도 막상막하였다. 하지만 승부는 갈렸다. 패기로 무장한 넥센이 막판 뚝심을 발휘해 먼저 웃었다.
넥센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강정호의 투런포에 힘입어 삼성을 4대 2로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해까지 31차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먼저 거둔 팀은 24차례(77.4%)나 정상에 올랐다.
넥센이 ‘경험’의 삼성을 ‘패기’의 힘으로 제압한 1차전이었다. 경기 후반까지 접전이 이뤄졌다. 삼성은 선발로 평균자책점 1위 릭 벤덴헐크를 내세웠고, 넥센은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7년 만에 20승 투수 시대를 다시 연 앤디 밴헤켄을 마운드에 올렸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넥센이었다. 3회초 넥센의 선두타자 서건창은 상대 선발 밴덴헐크와 9구째 가는 접전 끝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2번 비니 로티노가 중견수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려 넥센은 1-0으로 앞서나갔다. 넥센은 유한준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박병호와 강정호의 연속 희생플라이로 2-0의 리드를 잡았다.
삼성도 바로 이어진 3회말 반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1번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볼카운트 원볼 원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시속 127㎞짜리 포크볼을 때려 비거리 125m짜리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양 팀 선발 투수가 무승부를 기록하자 풍부한 불펜을 보유한 삼성은 차우찬 카드를 꺼내들었고, 넥센도 강속구 투수 조상우를 내보냈다. 넥센 타자들은 삼성의 막강 불펜을 무너뜨렸다. 8회초 넥센의 선두타자 박병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강정호는 바깥쪽으로 흘러들어오는 133㎞짜리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강정호는 자신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결승홈런을 포함해 혼자 3타점을 올려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7회말 넥센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인 조상우는 2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를 처음 밟은 ‘초보’ 사령탑 넥센 염경엽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염 감독은 서건창과 로티노를 테이블세터로 정했다. 그의 작전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반면 삼성은 4안타에 불과할 정도로 빈공에 시달린 게 뼈아팠다. 특히 나바로의 홈런이 나온 이후 9회말 1사 후 채태인이 좌전안타를 치기 전까지 19명이 연속 범타로 물러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윤성환, 넥센은 헨리 소사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한국시리즈 1차전] 서건창 3루타에 강정호 투런포 폭발…넥센, 삼성에 기선 제압
입력 2014-11-05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