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상·하원 장악 8년만에 여소야대 현실화되나

입력 2014-11-05 02:10 수정 2014-11-05 15:13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중간선거가 미국 전역에서 4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임기 6년) 100명 중 3분의 1과 보궐선거 대상을 포함한 36명, 하원의원(임기 2년) 435명 전원, 그리고 주지사(임기 대부분 4년) 50명 가운데 36명을 선출한다. 4년 임기의 미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실시되는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신임평가의 의미를 가지며 차기 대통령 선거를 예측하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버지니아와 뉴햄프셔주 등 동부가 4일 오후 7시(한국시간 5일 오전 9시)에 투표가 끝나고 알래스카는 5일 새벽 1시(한국시간 6일 오후 3시)에 마무리된다. 주요 언론사와 선거예측 기관들은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임기 후반에 이어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된다.

상원 선거 격전지로 분류되는 13개 지역구 중 공화당은 웨스트버지니아, 몬태나, 사우스다코타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고 나머지 상당수 지역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선전하는 양상이다.

상원의 주인이 바뀌면 공화당은 외교위, 군사위, 금융위 등 ‘슈퍼 A급’ 상임위원회를 포함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빼앗는 반면,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민주당은 선거 패배 후유증으로 해리 리드(네바다) 원내대표 등에 대한 퇴진 요구가 높아지는 등 지도부 재편 및 의회 내 역학 구도 변화가 뒤따르게 된다.

특히 이미 여론 지지율이 40%에 그치는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빠지면서 잔여 임기 2년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등 과격 티파티 계열의 상원의원들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 이미 시행에 들어간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케어의 무효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럴 경우 미 정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결국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국정동반자로서 타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어느 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할지 여부가 선거 당일에 판정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접전 지역인 루이지애나주와 조지아주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승부가 나지 않아 2차 선거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주에서는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월과 1월에 각각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양당이 상원 동석일 때는 의장인 조 바이든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 승리로 규정할 수 있다.

한편, 투표 전날까지 31개 주에서 1670만명의 유권자가 조기투표를 한 것으로 AP통신은 집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