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워치R’ 써보니… 아날로그 감성 충만, 매일 충전하면 불편없어

입력 2014-11-05 03:52

스마트 워치의 위상은 애매하다. 있어서 나쁠 건 없지만, 그렇다고 돈을 주고 살만큼 꼭 필요하거나 매력적인 기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서 손목시계는 더 이상 기능적으로는 필요가 없는 물건이 됐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찬다. 시계는 패션 아이템이다. 스마트 워치가 활성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에 하나도 아날로그 시계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LG전자 G워치R은 가장 시계처럼 생긴 스마트 워치다. 뒤집어 말하면 스마트 워치 같지 않은 제품이기도 하다. 이유는 하나다. 흔히 보는 시계처럼 원형이기 때문이다. G워치R은 지름 1.3인치인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시장에 나온 스마트 워치 중 원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건 G워치R과 모토로라 모토360 두 개 뿐이다. 모토360은 화면 아랫부분이 잘려서 완벽한 원형은 아니다.

G워치R은 손에 차고 있으면 다른 스마트 워치가 주지 못하는 묘한 쾌감을 준다. 늘 차고 다니던 시계가 갑자기 스마트 워치로 변한 느낌이다. G워치R은 디스플레이 주변을 금속 재질로 만들었고, 스트랩도 천연가죽 소재로 만들었다. 최대한 아날로그 시계감성을 담도록 했다. LG전자의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G워치R은 배터리가 있는 한 계속 시계 화면이 표시되도록 켜 놓을 수 있다. 시계를 보기 위해 손목을 돌리면 화면이 밝아지고, 그렇지 않을 때는 어둡게 표시한다.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배터리는 하루는 충분히 쓸 수 있다. 아침 출근길에 완전 충전된 제품을 차고 나가면 밤에 귀가 할 때까진 배터리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대신 잠들기 전에 충전을 잊으면 다음 날은 사용하기 힘들다. 전용 크래들이 있어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손쉽게 충전하기가 어렵다. G워치R은 구글의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했다. 기본적인 기능은 이전에 나온 G워치나 삼성전자 기어 라이브와 다르지 않다. 기능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어떤 제품을 고를 것인가 고민한다면 단연 G워치R이 우선순위에 오를 만 하다. 가장 시계답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