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稅收 빨간불… 4년 내리 펑크나나

입력 2014-11-04 02:36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 세수도 전망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사상 처음 4년 연속 세수 결손을 빚는 상황을 맞게 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일 내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서 정부의 내년 세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합리적 편성 노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에서 제시한 세수입 예상치 221조5000억원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도 유사하다. 예정처는 세입 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보고서에서 내년 세수를 218조2000억원으로 관측했다. 정부가 예상한 수치에서 3조3000억원이 ‘펑크’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제는 세수 결손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2년 2조800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한 세수는 2013년에도 예산 대비 8조5000억원 부족했다. 올해는 ‘구멍’이 더 커질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고, 예정처도 10조7000억원의 결손을 예상했다.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의 경기 부진에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상황이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내년에도 세수 결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이 줄어들면 법인세가 직접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기업 수익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득세 감소도 불가피하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는 소비나 수입 감소 등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부가가치세, 관세 수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내년 세수 전망의 전제로 잡은 6%의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내년에 경상성장률 6%를 전제로 세수 전망을 짰지만 실제로는 잘해야 5% 정도 될 것”이라면서 “이대로는 법인세 등 부문에서 결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