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엔저 공포에 1960선 맥없이 무너져

입력 2014-11-04 02:08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여파로 일본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주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1960선을 내줬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당분간 ‘엔저’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기관은 대량 매도에 나섰다.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난 홈쇼핑주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46포인트(0.58%) 내린 1952.97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는 1만원(5.88%) 떨어진 16만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시가총액 3위는 현대차보다 약 2600억원 적은 SK하이닉스다. 기아차도 전날보다 2900원(5.57%)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썼고 현대모비스(-4.0%)도 낙폭이 컸다. 엔화 약세로 국제시장에서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전날보다 4.77포인트(0.24%) 떨어진 1959.66으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며 한때 1940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장 막판 IT 업종을 위주로 사들이며 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기관은 107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3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한 종목도 많았다. 현대홈쇼핑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한 탓에 7000원(5.1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다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겹치면서 현대홈쇼핑은 3일 연속 하락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홈쇼핑업계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GS홈쇼핑(-13.24%)과 CJ오쇼핑(-11.61%)도 급락했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대만 본사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만 유안타증권의 허밍헝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유안타증권에 2억∼3억 달러 추가 투자와 함께 이익의 60∼70%를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