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합병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심각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말초신경, 그중에서도 발과 발가락의 신경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 같은 감각이상을 나타낸다. 국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유병률은 당뇨병 환자의 33%로 이는 당뇨병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합병증으로 알려진 망막이상(약 33.5%)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권위자인 미로슬라프 바콘야(Mirolav Backonja) 박사를 만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대표격인 ‘당뇨병성 족부질환’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족부질환이 잘 생긴다. 당뇨병성 족부질환 합병증으로 인해 피부 감각이 둔해져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바콘야 박사는 “상처나 궤양이 생겼을 경우 혈관장애로 인해 충분한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상처에 쉽게 세균 감염이 일어난다. 이때 침입한 세균으로 발가락이 썩어 발목이나 무릎을 절단하기도 한다”며 “따라서 당뇨병 합병증의 조기 예방을 위한 치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족부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므로 조기 진단은 필수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신경병증성 통증을 진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돼 왔다. 환자의 신경학적 검사, 통증 질문지 등을 통해 진단한다. 특히 통증에 대한 ‘정량적 감각검사(QST)’를 통한 정밀 검사도 신경병증성 통증 평가 시 권고되고 있다. QST는 여러 자극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정량화해서 구체적인 신경의 기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사다. 바콘야 박사는 “검사를 통해 철사처럼 가는 소신경섬유부터 굵은 신경섬유까지 환자의 신경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병증의 신경손상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는 아직 없다. 그는 “신경이 손상되기 전에 신경병증을 발견하고 위험인자를 관리하면 당뇨병성 족부질환 등의 합병증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 번 손상된 발은 회복이 어렵다. 그는 “족부절단까지 진행되면 생존기간을 5년 정도로 본다”며 “무엇보다 합병증이 오기 전에 혈당을 잘 관리함으로써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당뇨나 당뇨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식이조절은 필수다. 최근 미국에서도 ‘음식을 먹되, 채소를 더 먹자(Eat food, mainly vegetables)’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바콘야 박사는 “좋은 음식이란 결국 50∼100년 전부터 할머니가 먹어왔던 음식”이라며 “현대인들은 가공식품에 길들여져 있다. 5개 이상의 가공식품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은 엄밀히 말해 음식이 아니다. 제철음식, 현지에서 재배한 음식을 먹고, 하루 30분 이상 걷자”고 조언했다.
한편 이러한 당뇨병성 족부질환 치료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약물이 개발돼 왔다. 현재까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다.
현재 이 약물은 미국 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에서 가장 엄격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해서 발표하는데, 그중에서도 ‘최고등급(Level A)’으로 제시되고 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인터뷰] 세계적 당뇨 통증 권위자 미로슬라프 바콘야 박사
입력 2014-11-04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