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으로 추정되는 테러범이 파키스탄 국경검문소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1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펀자브 지방의 무슈타크 수케라 경찰국장은 2일(현지시간) “인도 접경지인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와가 국경검문소에서 자폭테러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나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검문소에는 매일 일몰과 함께 개최되는 국기하강식을 마치고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8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경찰은 “10대 자폭 테러범이 몸에 둘렀던 폭약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아민 와인스 라호르 경찰국장은 “관중이 구경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고 있을 때 폭발이 일어났고 (폭탄에서 터져 나온) 볼베어링들이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희생자 중에는 3명의 검문소 보안군이 포함됐으며, 일가족 8명이 한꺼번에 숨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테러단체 지원을 비판해 온 ‘앙숙’ 인도도 이번 테러에 유감을 표했다. 영국 BBC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사건은 비열한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테러 주체에 대한 당국의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 3곳은 서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분파 대변인 압둘라 바하르는 “지난해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지도자 하키물러 메흐수드의 복수를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TPP에서 이탈한 자마트 울 아흐라르 분파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파키스탄 방송은 수니파 무장세력 준둘라(신의 아들)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파키스탄 국경서 자폭테러 170여명 사상
입력 2014-11-04 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