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1879∼1910)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영웅’이 의거 105주년을 맞는 올해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공연된다. 공연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은 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20∼21일 중국 하얼빈시 소년궁에서 뮤지컬 ‘영웅’을 네 차례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 초연된 작품으로 하얼빈 의거 장면이 절정이다. 2011년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에서 공연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공연을 위해 90여명의 배우 등 제작진이 출국한다. 안 의사역은 지난 1월 서울 공연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강태을(34)이 연기한다. 작품이 올라가는 소년궁은 900석 규모로 최신 시설을 갖췄다.
윤호진(66) 감독은 “작품에서 한·중·일이 힘을 합치면 세계 어떤 세력도 이겨낼 수 있다는 동양평화사상이 언급된다. 공연 성사가 동양평화사상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사 측은 지난 1월부터 하얼빈시와 공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달 28일 공연 일정을 확정한 초청장을 받았다. 하얼빈시가 극장 대관료와 장비, 공연단 숙박 등 경비를 지원하고 제작사에서도 일부 경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윤 감독은 “‘영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중국과 일본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언젠가는 일본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중국 현지 제작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윤 감독은 “하얼빈시가 중국 배우를 선발해 현지 상설 공연을 제작하고 전국 투어도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정부 허가가 나고 이번 공연이 성황리에 열리면 급격하게 교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안중근 의사 의거 中 하얼빈서 뮤지컬 ‘영웅’ 공연
입력 2014-11-04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