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진도에 간 가수 김장훈, 꽃게 먹고 공연한 사연은

입력 2014-11-04 02:47

[친절한 쿡기자] 가수 김장훈(47·사진)은 ‘공연의 신’이라고 불립니다. 규모가 큰 콘서트를 수십 차례 열었지요. 단순히 공연을 몇 번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늘 기발하고 화려한 무대로 즐거움을 줍니다.

2일 김장훈은 조금 특별한 공연을 열었습니다. ‘진도장터 음악회’입니다. 전남 진도로 내려간 김장훈은 전통시장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주위엔 상인 수십여명과 관광객이 둥그렇게 모여 섰지요.

공연에 앞서 김장훈은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해양기술원에서 실시한 진도 앞바다 수질조사 결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벤조피렌이 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손에 든 자료까지 들어 보이며 “청정해역임이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콘서트를 한다더니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요?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 앞바다가 침몰한 여객선에서 나온 기름 등 이물질로 오염됐을지 모른다는 루머가 돌았습니다. 진도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죠. 농업, 관광업까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진도 홍보대사로 위촉된 김장훈이 결국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나선 겁니다.

김장훈은 “떠도는 루머를 과학적 자료를 제시해 바로잡겠다”고 외쳤습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죠. 자리에 함께한 이동진 진도군수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김장훈 덕분에 진도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김장훈은 말만 하진 않았습니다. 진도산 전어, 낙지, 꽃게를 시식하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그가 전한 메시지는 흥겨운 노래와 어우러져 장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도 훈훈합니다. “사회문제에 이렇게 관심 갖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참 고맙다”는 댓글이 이어집니다. 김장훈은 음악회에서 “여러분이 더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혼자의 노력으론 힘들 수 있습니다. 모두가 마음을 모아 함께 웃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