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은 아시안컵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한국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중동 원정 평가전 초점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15년 1월 4∼26일·호주)에 맞췄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요르단(14일), 이란(18일)과의 원정 평가전에 나설 선수 22명과 대기명단 5명을 발표하며 “이번 평가전은 친선전이긴 하지만 여느 친선전처럼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 명단을 짜면서 고심을 거듭했다. 승리와 재미를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세우거나 제로톱을 주요 전술로 삼는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자원인 이동국(35·전북), 김신욱(26·울산)의 부상으로 고민에 빠졌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에서 박주영(29·알 샤밥·사진)을 불러 공격 옵션을 시험하기로 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으로 이적한 공격수 박주영은 지난달 18일 알 힐랄과의 경기에서 골 맛을 봤고, 지난달 31일에는 이적 후 처음 선발로 기용되는 등 점차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이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기 전 마지막인 만큼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최근 경기 활약과 정보만으로는 박주영을 아시안컵에 소집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선발했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박주영은 이번 평가전에서 체력과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아시안컵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25·마인츠),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29·엘 자이시) 등 지난달 직접 볼 수 없었던 해외파 선수들을 발탁해 최종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엔 K리그 소속 선수의 수가 줄었다. 10월 평가전에선 8명의 K리거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번에는 김승규(24·울산), 정성룡(29·수원), 차두리(34·서울), 한교원(26·전북) 등 4명이 중동으로 떠난다. 이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이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과 강등권 탈출 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표팀은 10일 소집해 당일 바로 출국할 예정이며 아직 소집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축구대표팀 11월 평가전 명단(22명)
▲골키퍼=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수원)
▲수비수=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힐랄) 김진수(호펜하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차두리(서울) 박주호(마인츠05)
▲미드필더=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구자철(마인츠)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공격수=조영철(카타르SC) 이근호(엘자이시) 박주영(알샤밥)
▲대기 명단(5명)=신화용(포항·GK)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홍철(수원·이상 DF) 박종우(광저우 푸리) 이명주(알아인·이상 MF)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 “아시안컵 모의고사… 박주영 직접 확인하고 싶다”
입력 2014-11-04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