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한 지난 한 달은 감사가 넘치는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다만 여기서 내가 고백한 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의 지극히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깨닫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은혜를 날마다 생수처럼 공급해 주셔서 나는 이 시대의 ‘복음 사명자’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청와대 경호실 통신처장으로 승진할 즈음 나를 아끼는 선배 한 사람이 고위 공직자의 처세론을 말 한 적이 있다. 그는 “이제 고위 공직자가 됐으니 신우회장 자리를 내려놓고 예수를 믿는지 안 믿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적당히 신앙생활을 하라”고 했다. 그게 성공하는 공직자의 처세술이라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청와대기독신우회장’이라는 족쇄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후배가 안타까워 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단호했다. 나는 ‘나를 청와대로 보내신 분이 하나님이시기에 언젠가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명예롭게 청와대를 떠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청와대 선교의 사명을 완수했다. 입술의 고백대로 경호실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적 같은 기록을 세우며 가장 영예롭게 청와대 근무를 마쳤다. 그렇다. 내게서 예수님을 빼면 마치 전기코드가 빠진 전자제품과 같다. 예수님이 없는 나는 무용지물이다. ‘예수님만이 내 인생의 전부’임을 당당히 고백한다.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나오는 18세기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를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당시 영국의 노예제도는 영국 경제에 상당히 중요했다. 노예제도로 일자리를 만들었고, 국가예산의 상당 부분을 충당했다. 그러나 윌버포스는 ‘흑인과 노예에게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평등한 권리가 있다’고 외치며 노예제도 혁파를 주장했다. 당시로서는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식이었다. 그러나 윌버포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가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 노예가 해방됐다.
오늘날 남북분단 상황과 견고한 북한체제를 볼 때 통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은 언젠가 한반도가 통일되는 그날이 올 거라고 확신하며 염원하고 있다. 통일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1981년 동독 라이프치히에 있는 니콜라이 교회에서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월요기도모임’이 시작됐다. 1989년 9월부터 이 기도회는 촛불시위로 이어져 독일 통일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 기도회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나 명성도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순전히 기도의 힘으로 거대한 통일의 문을 연 것이다.
나는 25년 전 청와대기독신우회 태동기부터 통일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집념으로 기도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 구체적 통일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통일한국을 이끌 국가지도자’ 양성이다. 건국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정치는 이념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노사·계층·세대 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사회 곳곳에 기득권 논리가 가득하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통일이 된다면 국가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통합과 아울러 평생을 공산주의에 억눌린 북한 국민들을 치유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통일 대한민국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예수님의 희생적 사랑과 솔로몬의 지혜, 여호수아의 강력한 리더십을 겸비한 국가지도자가 필요하다. ‘통일 대한민국’이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중심 국가가 되느냐, 변방 국가가 되느냐는 통일 대한민국의 지도자에게 달려있다. 나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 시대 크리스천들이 앞장서서 통일 대한민국을 이끌 대한민국의 윌리엄 윌버포스 양육을 위해 함께 기도하길 당부한다.
정리=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역경의 열매] 주대준 (22·끝) ‘통일 한국’ 준비할 국가지도자를 세워주소서
입력 2014-11-04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