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김미현 등과 한국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1세대를 수놓았던 장정(34·사진)이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을 갖고 22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장정은 신장(154㎝)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LPGA 통산 2승, 톱10 71회, 통산 상금 665만 달러(약 67억원) 등을 수확하며 ‘작은 거인’으로 불렸다. 특히 브리티시오픈,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과 한·일 내셔널타이틀을 석권한 그는 유일하게 한·미·일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한 선수로 남아 있다. 많지 않은 나이에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오른손목 부상 때문이다.
“같은 부위를 세 번이나 수술하면서 3년간 경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선수로서 더 이상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습니다.”
2011년 결혼해 세살배기 딸(이슬)의 엄마다. 그는 “자기관리를 잘못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저는 30점짜리 선수였다”고 말해 은퇴에 따른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미국 무대에 뛰어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도 “선수생활을 즐기라”고 당부하고는 “아팠을 때 무리하지 말고 롱런하는 선수가 돼라”고 강조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연습을 많이 안 하는 아마추어가 골프를 못 치는 것은 당연하다”며 “꾸준한 연습을 하지 못한다면 빈스윙과 퍼팅이라도 열심히 하고, 그마저 힘들면 스트레칭으로 몸관리라도 하라”고 덧붙였다.
“주부생활을 하려니 선수생활보다 더 바쁘다”고 말한 그는 “친구로, 캐디로, 코치로 선수생활 내내 도움을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작은 거인’ 장정, 공식 은퇴 “자기관리 못해… 내 골프 점수는 30점”
입력 2014-11-04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