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교회에 무엇을 남겼는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 심포지엄에서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였다”며 “교황의 방한을 통해 한국교회의 개혁과 낮은 자에 대한 헌신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심포지엄은 천주교와 개신교 신학자들이 발제와 논찬을 번갈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은규(성공회대) 교수는 “교황은 민중 속에서 해방신학의 실천을 보이며 중심에서 벗어나 변두리를 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거부하고 오직 민중에게 집중한 예수님의 모습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받고 순교를 당하면서도 이러한 예수님의 정신을 이어가고 전하는 데 집중했다”며 “그러나 기독교는 이후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박해와 살육을 일삼았는데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와 극단적 보수교회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배(감신대) 교수는 ‘교회 복음화 없이 세상의 복음화 없다’라는 발제에서 교황 방한을 계기로 교회 및 사회개혁의 필요성이 부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한국사회가 교황에게 보낸 열광은 ‘복음’을 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교황은 약자를 위로하면서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천주교 성직자들에 대한 질책을 잊지 않았다”며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려면 이 같은 교회·사회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주의화된 한국교회는 교황의 ‘가난해져라, 또 가난해져라’라는 말을 경청해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정훈(가톨릭대) 교수는 “교회가 교회로 머물기 위해서는 그 안에 가난한 이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헌금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헌금을 어떻게 이용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교황, 낮은 곳 헌신 중요성 일깨워”
입력 2014-11-04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