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둥민제] 中·韓 이어주는 가교 관광경찰

입력 2014-11-05 02:07

중·한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역사와 문화가 상통한 부분이 많아 국민적 유대감이 높고 인적교류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근래에는 ‘한풍(漢風)’과 ‘한류(韓流)’가 서로 오가며 흡인력이 배가되고 있다. 2004년 서울에 처음 설립된 ‘공자학원’은 벌써 한국 전역 23곳에 설립돼 운영 중이다.

패션·화장품 및 영상물을 대표로 하는 한국의 대중문화는 수많은 중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드라마의 인기는 드라마에 머물지 않고 중국인들의 한국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중·한 양국 간 인적 왕래는 822만명이며, 올 8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무려 411만9337명으로 늘었다.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이다.

중국과 한국은 관광합의각서를 체결해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 여행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개별 여행자가 증가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들의 안전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로 1년여 시간을 지내오면서 본 한국은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나라이다. 그러나 한국을 처음 찾는 중국인의 시각에서는 설렘과 함께 낯선 불안감이 자리한다. 중국대사관이 있다고는 하나 장소적·시간적 한계로 중국인이 여행 중 겪는 불편사항을 온전히 해결해 주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관광경찰대 출범은 외국인 관광객 및 주한 외교관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의 관광경찰대가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광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서울관광경찰대는 명동, 동대문, 남대문, 인사동, 홍대, 청계천, 이태원 일대에서 활동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해 주고 관광정보를 안내해 주는 좋은 친구로 등장했다. 또 각종 불법행위에는 엄정한 대응으로 관광 질서를 바로잡아 가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에는 안내센터를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안내센터가 주한 중국대사관 옆에 위치해 가끔 지나가면서 보면 도움을 요청하는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외국여행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과 쇼핑·택시의 바가지요금을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꼽는다. 때론 이러한 불편이 관광산업 육성을 방해하고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불편·불법을 엄벌하는 관광경찰대의 활약상이 한국 언론에서 심심찮게 소개되고 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여행 중 가이드와 떨어져 말도 통하지 않고 당황해 울고 있는데 관광경찰이 다가와서 중국어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1시간여 만에 가이드를 찾아줬다는 고마운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국가별로 관광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면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의 관광경찰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관광경찰 성공 모델로서 한국의 관광경찰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한류로 인해 중국인들의 한국사랑 열기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올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16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한국관광에 대한 인기는 꾸준하다. 안전한 한국관광을 보장하고 친절한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한국 관광경찰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둥민제(董敏杰)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