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경제 에볼라 복병

입력 2014-11-04 02:39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요 프런티어 마켓으로 부상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SA)가 에볼라 바이러스라는 복병을 만났다.

프런티어 마켓이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작고 자본시장 역사가 짧은 ‘차기 이머징 마켓’을 가리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저성장에 허덕이던 SSA는 2000∼2013년 동안 연평균 6.1% 성장했다. 국제 원자재 수요 급증과 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 수출 증가와 정치적 안정, 경제 활성화 정책에 기인한 결과다.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제로였던 2009년에도 이 지역 성장률은 6.3%에 달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은 2000년 495달러에서 2013년 1615달러로 증가했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최근 10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8.3% 성장한 나이지리아가 SSA 역내 최대 경제대국이다. 에티오피아(10.9%) 앙골라(10.8%) 차드(7.9%) 시에라리온(7.9%) 르완다(7.8%) 가나(7.5%) 모잠비크(7.4%) 등도 7% 이상 고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잘나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4% 성장에 그쳤다. 에볼라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3개국(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경제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은행은 이들 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3개 발병국이 SSA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해 SSA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에볼라 확산 가능성이 여전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정화 연구원은 “자국 내 감염·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주변국 확산으로 감염 공포가 커지면 내수 등 경제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에볼라 외에 원자재 가격 하락과 일부 국가의 정정불안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