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중 기업 메시징(문자) 시장에서의 이동통신사 ‘갑의 횡포’ 사건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소업체들에는 ‘산 넘어 산’이다. 카카오톡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갑의 횡포’ 어땠나=기업 메시징 시장 중소업체 모임인 기업메시징협회는 공정위가 오는 26일 기업 메시징 시장 불공정 행위와 관련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는 통보를 보냈다고 2일 밝혔다. 기업 메시징 서비스는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을 서비스 업체가 은행 등을 대신해 고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1998년 중소기업인 인포뱅크가 기업 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한 후 시장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2005년 시장이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하자 KT와 LGU+(당시 LG데이콤)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시장점유율에서 중소기업의 몫은 줄어들고, 대기업의 몫은 커졌다. IT 리서치 전문업체 KRG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T와 LGU+의 시장점유율은 65%를 넘어섰다.
18개 중소업체들은 두 이통사가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들을 지난해 8월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 업체는 이통사에 망 이용료로 건당 9∼10원을 내고 문자를 보내는데 이통사는 자신들의 망을 이용한 ‘저가 덤핑’을 통해 중소업체가 애써 일궈놓은 시장을 빼앗았다는 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반면 이통사 관계자는 “가격 결정권을 은행 등 고객 기업이 갖고 있어 우리도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지난 9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사 결정을 내렸다.
◇‘갑 중의 갑’ 카카오톡 관심=공정위가 이통사의 횡포에 철퇴를 내린다 해도 중소업체들은 카카오톡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플러스 등을 통해 기업 메시징 관련 서비스 영역을 늘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전망하는 카카오톡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카카오톡의 메시징 서비스는 문자 전송망을 이용하지 않아 이통사에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 KT 관계자는 “배송정보 등 중소기업들이 맡고 있는 시장에서 카카오톡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톡이 진출하면 중소업체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톡의 시장 진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서는 기업 메시징 시장에서 매출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금융정보 문자 서비스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720만명은 카카오톡 이용이 불가능한 2G 휴대전화를 이용 중이고, 데이터 통신이 불가능한 곳에서는 메시지 전송이 어렵다. 기업 메시징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본격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중소업체로서 버거운 상대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기획] 기업 메시징 시장 카카오톡도 가세?
입력 2014-11-03 05:26